4차 산업혁명의 세상 속, 시험은 인생의 목표가 아닌 과정이다.
2014년 필자가 학교를 다녔을 때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교과과목 선생님들은 수능에 고마워해야 한다. 수능이 없었으면 애들이 공부를 했겠냐?”라는 이야기였는데, 물론 학생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 교과교사들이 시험외의 학생유도수단을 가져야한다는 뉘양스에서 나온 말이었으나 시험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을 포함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일상을 시험 속에서 살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며 받아쓰기부터 시작해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능(그리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여러 모의고사), 논술 등의 시험을 을 본다. 그 후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고시 및 입사시험, 승진시험, 여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을 보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연속된 시험의 과정 속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험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과연 어떨까? 한문제도 틀리지 않기 위해 내용이해를 넘어 과도한 암기를 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것보단 남이 자신보다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요행을 바라고, 시험결과에 비관해서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혹자는 이러 행동에 대해 의지박약이거나 멘탈이 약해서 그런 것이라고 비하하기도 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그러한 이유가 아닌 시험자체를 인생의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시험자체를 목표로 삼으면 시험 하나하나에 매몰되고, 다음 목표도 그 시험에 종속되게 된다. 때문에 시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다음 목표로 나가지 못해, 큰 좌절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현상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시험을 결과가 아닌 과정 중에 하나로 봐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시험을 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하는데, 기존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것에서 스스로의 성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해야한다.
실제로 이러한 모습을 실험하기위해서 필자도 저번학기 시험에서 학점을 위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과목만 공부를 했고, 나머지 과목은 이런 시험공부의 시도가 그냥 놀려는 핑계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일정 성적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만 기본적인 공부만 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물론 이러한 공부자세에서 성적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학점자체도 나지 않게 나왔고(C+ 하나 제외 나머지 B+이상) 시험이 끝난 후 내용이 다 포멧되는 것이 아닌 끝나고도 남는 것이 많아, 시험의 전후를 비교했을 때 시험을 마친 후 공부를 하기전보다 사고가 더 확장되었다. 또한 그전까진 매번 시험전후 소화불량에 시달렸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물론 시험만을 바라보고 단순 교재의 내용암기만 했더라면 단기적인 성적은 더 잘나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로인해 뺏기는 스스로를 위한 시간, 공부의 넓이, 시험전후의 스트레스를 고려한다면 어떤 선택이 좋은 선택일지는 눈에 보일 것이다.
또한 이런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에서도 시험에 매몰된 공부법은 환영받지 못한다. 왜냐하면 시험만을 위한 공부로는 각 분야 간의 연계 및 사고의 확장을 중시하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고의 확대를 위해서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며, 자기가 배우는 지식의 활용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의 단순 시험성적을 잘 받기 위해 모범답안만을 위해 책만 외우는 공부의 환경에서는, 최대한 많은 정확한 지식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발적 공부 및 사고의 확대를 추구하기 어렵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사회 속에서 남들이 다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니깐, 뒤처지기 싫어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인생은 100m달리기가아닌 마라톤이다’라는 말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더 발전된 생각을 하지않고 시험에 매몰되며 앞만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앞서나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상을 넓게 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공부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최종적으로 앞서나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답습과 모방이 아닌 혁신과 창조이다. 4차산업혁명의 세상에는 단순히 공무원처럼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닌, 각자 스스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우받는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 한국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인도처럼 아웃소싱위주로 지내며 변화에 휩쓸리며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국가가 될지, 아님 미국같이 창조적인 생각을 통해 혁신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국가가 될지는, 현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의 자세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