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는 수많은 길 중 하나이다
- 아래 글은 ‘우리, 잘 크고 있는 거 맞아요?(저자 : 대안학교 학생 공저, 출판사 : 민들레)’에서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 대안교육은 어느새 10년 이상의 역사를 갖게 되었고 이제 사람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세분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안교육은 하나의 ‘과정’이다. 대안학교를 명문대에 들어가는 하나의 통로로 여기거나 해방구로 여기고 대안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대안교육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한빛고등학교도 마찬가지로 발전의 ‘과정’ 속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한빛 고등학교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는 만큼,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주어진 제도 속의 부품이 아니라 작은 역할이지만 ‘주인’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인’으로서의 작은 경험은 자신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조직하고 이끌어 나갈지를 고민하게 해주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학교에서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고, 학교의 주인으로서 마음가짐은 무엇이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경험하는 것은 앞으로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주인’이 되는 일은 쉽지 않고 3년의 경험이 반드시 그러한 방식으로 귀결되지도 않는다. 나 스스로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으니까. 결론적으로 한빛이나 대안교육은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다만 우리 모두를 돈과 욕망의 노예로 만들어가는 시대의 물결 속에서 미약한 방식으로나마 자신과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려는 희망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만들어가는 곳이 내가 알고 있는 한빛고등학교이고 대안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전히 흔들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주인’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제 삶을 꾸려가는 것이 내 목표이고 한빛에서 배웠던 3년의 시간을 가장 잘 구현해내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위의 책 168쪽 발췌) - 3년을 마치고 졸업이 다가오자 학교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너무도 힘들게 했다.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고서도 초기에는 한동안 대학생활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머릿속엔 온통 간디학교와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 생각뿐이었다. 간디학교를 졸업한 동기들 중 70퍼센트는 대학에 진학했다. 이런 모습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제도권 교육이 싫어서, 대학진학을 목표로 한 교육이 싫어서 대안교육을 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어떻게 대학에 진학할 수가 있지? 결국 별 수 없구나?” 하고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우리는 처음부터 대학이라는 교육공간을 부정했던 건 아니었다. 다만 대학이 인생 최고의 목표고, 오로지 대학만을 위해 학창시절을 공부에만 매달리는 그런 교육방식이 싫었을 뿐이다. 또 우리는 ‘대학’이라는 곳이 단지 내 인생의 목표가 아니고, 원하는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쳐 가는 준비과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내 동기들도 그랬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대학이라는 곳은 나중에 더 유명한 인물이 되고, 부유한 사람이 되고, 남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선 필수조건이라고 말들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디학교에서 배웠던 가장 소중한 것은 ‘내 스스로 행복해야 한다’ 였다. 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의 나도 중요하다고 말이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그 모든 순간들이 행복해야지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나중을 위해 지금을 불행하게 보낼 수는 없다고 배웠다. 물론 나중을 위해 지금 이 순간 불행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겠지만...(171쪽 발췌) ※ 생각할 거리 ※ -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 밖의 것들을 편견으로 쳐다보고 있지는 않나요? - 대안학교를 생각할 때 단순히 공부를 잘 못하거나 문제아들이 가는 학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나요? - 대안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특별해야 한다 혹은 특별한 아이들만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나요? - 학생들은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다양한 길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학교는 어떠한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안학교는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교육판 기자 오동운 dongown0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