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이후, 다양한 매체에서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이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물 사이에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하여 전체 생산과정을 최적화하는 산업혁명을 말하며, 인공지능, 로봇기술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 지각능력, 추론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재현한 것으로, 제일 특징적인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딥 러닝”이다. 이는 컴퓨터가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기계 학습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달과 4차 산업혁명으로의 진입 이후에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많은 변화들 중 사람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아마도 ‘일자리 축소’일 것이다. 노동은 인간의 생계유지 혹은 자아실현 등의 수단으로써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하지만, 인간보다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쉬지 않고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인공지능의 특징 때문에, 지식·데이터베이스 등에 의존을 많이 하는 전문직일수록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 법무사, 회계사, 의사 등은 방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존중받았던 지금까지와 달리, 기계 학습을 통해 빠르게 습득하는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옥스퍼드 대학에서 예측했다. 반면에 화가, 작곡가, 작가 등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지식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일을 하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를 들어, 같은 지식과 데이터베이스를 필요로 하는 IT영역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지식이나 데이터베이스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유로운 창의와 인간의 본질에 집중할수록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그 태도나 자세 등이 더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이를 교육에 대입해보자. “한국 학생들은 공식과 방정식은 잘 알지만, 수학자처럼 사고를 하는 학생은 드물다.” 전 세계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를 총괄하는 OECD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교육기술국장이 지적한 한국 교육의 약점이다. 학문이 진화할수록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보다 개념 원리를 터득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을 행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주입식 교육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인해 그 효용이 없어질 것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 ‘어떻게’ 일을 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철학·논술수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이 단순히 교과의 증설이어서는 안 된다. 철학수업에서는 기존의 도덕/윤리 수업에서 하듯 이론이나 사상 등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사나 학생이 발제한 논제에 대해 다 함께 토론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각자의 의견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논술수업시간에는 토론수업에서 생각을 나누면서 변화하고 발전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학생들은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자신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철학이나 논술 수업시간만으로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유도하거나 사고를 확장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 대상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학생들의 사고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려면 ‘질문이 있는 교실’이 만들어져야 한다. ‘질문이 있는 교실’이란 피동적인 자세를 강요받아온 학생들이 자율성을 회복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조희연 교육감이 제안한 개념이다. 서울시교육청, 광주시교육청, 충남교육청 등 전국 교육청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질문 활동을 장려하는 수업자료를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학생들이 다양한 생각을 활발하게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먼저 교과내용이나 예시 등 수업시간의 다양한 자극제를 활용하여 학생이 자신만의 철학적·논리적 사고를 키우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교사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렇게 학생이 수업 맥락과 다른,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교사는 이를 위축시키거나 재단하고, 획일화하는 등의 발언은 삼가고, 학생들이 호기심을 잃지 않고 다양한 생각을 발전시킴으로써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이러한 학생과 교사 사이의 상호작용이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고, 더 나아가 학생들의 사고를 발달시키는 데에 필수적이다.
혹자는 인간이 아니라 조물주 혹은 진화의 결과로 만들어진 인간의 두뇌와 달리, 인류가 의식적인 노력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인공지능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좋은 기계 하나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위를 하면서 그 행위를 하는 이유를 찾거나 기존에 행하던 방식과 다른 방식을 찾아보는 등 꾸준히 질문하는 습관을 통해 통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기른다면 변화가 일어나도 쉽게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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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싱가포르는 수학적 思考… 한국은 암기만. 조선일보. (2017.05.0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1/2017050100097.html. (2017.05.11.)
서울교육청, ‘질문이 있는 교실’ 위한 교사역량 지원. 베리타스알파. (2015.06.17.). http://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42477. (20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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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두산백과』. 두산잡지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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