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시리즈 <1편-대한민국 교육부가 말하는 ‘자유학기제 ‘란?>
<1편-대한민국 교육부가 말하는 ‘자유학기제 ‘란?>
-교육부 자유학기제 홈페이지: http://www.ggoomggi.go.kr/
-북유럽 국가들의 자유학기제에서 모티브를 얻은 대한민국 교육부는 이번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전국 3000여개의 중학교에 전면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여느 국가 정책이 그렇듯 정부에서 말하는 정책의 의의와 실제 학교 일선에서 학생 및 교사들이 체감하는 정책은 매우 다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필자는 앞으로 자유학기제에 대한 시리즈 연재물을 작성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유학기제를 전격 해부해보고자 한다.
-오늘은 대한민국 교육부가 말하는 자유학기제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정책의 현실적인 효과를 살펴보기에 앞서 정부가 애초에 기획했던 자유학기제의 모태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다름아닌 교육부 자유학기제 홈페이지다(http://www.ggoomggi.go.kr/
). 자유학기제에 관련한 정부의 입장은 물론 교과별 가이드라인, 워크숍 및 연구 자료, 진로체험처 등록 등 적어도 교육부가 그리는 자유학기제의 모습은 모두 담겨있는 듯 하다.
링크를 타고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자. ‘자유학기제’ 메뉴와 ‘진로체험 지원’ 메뉴로 나누어져 있고, 이를 클릭하면 다시 각각의 홈페이지로 접속하게 된다. 또한, 아주 큰 붉은 글씨로 “꿈을 키우고 끼를 찾는 자유학기제”라는 배너 문구가 걸려 있다. 정부에서 내세우는 자유학기제의 키워드가 ‘꿈’과 ‘끼’인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먼저 ‘자유학기제’ 메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구성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유학기제에 대한 소개이다. 자유학기제는 주로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시행되며, 이 기간동안 이루어지는 학교생활은 크게 오전 교과수업과 오후 자유학기 활동(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나누어진다. 그동안 각종 매체에서 자유학기 활동이 강조되면서 진로체험을 강화하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되는 경향이 있었다. 자유학기제가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 못지않게 기본적인 교과 수업도 중요시한다.
오전에 이루어지는 교과 수업은 일반 학기에서 배우는 교과목들과 마찬가지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기술-가정, 체육, 도덕 등을 배운다. 여기서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 수업과 달리 토론, 실험, 프로젝트 학습 등 전 과정에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교사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다양한 방식의 수업들을 운영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떻게 수업을 구성할지 막막한 부분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서 아주 상세한 교과별 수업 구성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자유학기제 상담소’ 메뉴를 통해 온라인 질의를 할 수 있다.
오후에는 자유학기 활동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다시 진로탐색 활동, 주제선택 활동, 예술-체육 활동, 동아리 활동으로 나누어진다. 예술-체육 활동과 동아리 활동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1인 1악기와 운동, 동아리 프로그램을 장려한다. 자유학기제 이전에도 이미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이름 하에 일주일에 1~2시간 정도 진행되던 프로그램들이다. 홈페이지에서조차 예술-체육 활동과 동아리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자유학기제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진로탐색활동과 주제선택활동이다. 특히 진로탐색활동은 아예 별도의 홈페이지(http://www.ggoomgil.go.kr/front/index.do) 가 존재한다. 지역사회가 학생들에게 체험처 및 강연 등을 제공하면 체험처는 기업이미지 제고 및 향후 우수한 인재 발굴과 잠재고객 확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에 따라 관련 자료도 무척 풍부하다. 마지막으로 주제선택활동은 오전 교과 수업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분야, 즉 금융, 로봇과학, 항공과학 등을 학생이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수업을 수강하는 방식이다. 다만 각 학교에서 제공하는 주제 목록 안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2. 평가
많은 이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할만한 문제가 바로 평가이다. 자유학기제동안 학생들은 지필평가 등 고교내신에 반영되는 시험을 일절 치르지 않는다. 대신 교사는 학생이 한 학기동안 체험하는 각종 활동에 대한 내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상세히 기록한다. 즉 ‘과정중심평가’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또한 교사 입장에서 매우 막막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례집이나 가이드라인을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3. 의의
필자가 교육부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며 느낀 자유학기제의 가장 큰 의의는 결국 학생의 ‘선택’이 존중된다는 것이다. 기존 일반학기에서 학생이 자신의 관심사항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던 항목은 고작 사회탐구활동이나 과학탐구활동의 과목이었다. 이를테면 ‘사회문화’를 배울 것인지 ‘윤리’를 배울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지필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항보다는 점수를 더욱 유리하게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반면 자유학기제는 지역사회와 일선학교가 협력하여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의 제공 폭이 훨씬 넓어졌고, 선택에 따른 평가도 내신에 반영되는 것이 아닌 학생의 성취 ‘과정’을 중시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따라서 학생들로 하여금 흥미와 적성에 따라 교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인한다. 그러한 점에서 교육판이 추구하는 교육 주체성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판단된다.
자유학기제는 산업사회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에서 정보화 사회의 쌍방향적인 자율적 교육으로 넘어가는 교육의 큰 흐름을 대변한다. 이러한 취지에 맞도록 일선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는지의 여부는 <2편- 선생님들에게 자유학기제란?>과 <3편-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란?>을 통해서 알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