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
청춘라떼는 청년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로 패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기자말 얼마전에 타계한 앨빈토플러는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일침을 한국 교육시스템에 가한 적이 있다. 또한 이세돌에게 승리를 거둔 알파고는 AI가 인간을 넘어 설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우리에게 안겼다. 초,중,고등학교 12년 동안 획일화된 우리나라 주입식 교육 시스템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갑자기 창의력과 창조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청춘라떼에서는 이런 대한민국의 교육에 위기의식을 가진 청년들(프로젝트 위기 : 백진우, 강다은)과 함께 현재의 교육과 미래에 필요한 교육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 '프로젝트 위기'는 청년들이 만든 단체로 위기지학(참된 나다움을 밝히는 학문)을 바탕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 위기지학과 위인지학? 백진우: 공자가 이야기 한 것 중에 위기지학과 위인지학이 있다. 위기지학이란 참된 나 다움을 밝히기 위한 학문. 위인지학은 남에게 잘보이기 위한 학문이다. 위인지학을 하지 말고 위기지학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우리나라 교육을 보면 위인지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입시 위주의 공부, 경쟁을 위한 공부가 과연 나를 위한 공부인지 의문이 들었다. 위기지학을 하자라는 취지에서 단체 이름을 '프로젝트 위기'라고 지었다. - 학교에서 배운 거짓말, 높은 성적을 받아야 명문대로 진학하고 대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 이것이 인생의 성공이다? 이점장: 2~3년 전까지만 해도 저렇게 사는 것이 인생의 성공인 줄 알았다. 초중고 12년 동안 내가 선생님들로부터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였기 때문이다. 저는 삼수를 해서 대학에 갔는데 나보다 먼저 소위 명문대에 진학한 친구들을 만났을 때 그들이 행복해하지 않는 걸 봤다.
원하지 않던 학과에 취직이 잘 된다는 이유로, 그냥 점수 맞춰 들어가서 방황을 많이 하는 걸 봤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 가면 어떤 공부를 하고 싶은지를 고민했다. 그걸 찾느라 학교 보다는 내가 관심 갖는 분야에서의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지금 명문대를 다니고 있지는 않지만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어서 매우 만족한다. 인생의 성공이 명문대-대기업 이라는 공식은 우리 사회에서는 맞는 공식이겠지만 내 인생에서 그 공식은 잘못된 공식이다. 누키: 저는 중학생 때부터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밖에서 공부했다. 사교육은 물론 수능공부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사는 삶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저 길 말고 다른 길로 가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재미있는 길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저 길로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백진우: 문학을 참 좋아했다. 어떤 단어가 무엇을 상징하고 있고, 그 시를 읽었을 때 가슴 한편에 올라오는 감동, 문학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는데 국어시간에 공부하는 문학은 너무 기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부터 이렇게 공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면 그런 틀 밖에서 공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와보니 또 재미없는 공부만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다. 명문대에 가면 성공이라고 했는데 막상 와서 똑같은 틀에 갇힌 공부를 하고 있으니 이게 뭘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점, 민중은 개, 돼지 누키: 우리나라는 직업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취직을 위해 대학이 세팅되고, 수능이 세팅되고, 교육 시스템이 세팅된다. 학생들은 그 시스템에 맞춰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취직을 위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되었다. 공부의 본질을 잃었다. 이점장: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얼마전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막말이 아주 큰 이슈였는데 사실 일정 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이미 학생들을 개, 돼지로 취급하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음이 녹으면 000"의 정답은 물이다. 하지만 이 000에 물 말고도 여러가지 대답이 들어갈 수 있다. 초등학생들은 북극곰이 울어요, 라고 쓸 수도 있고, 과학을 배운 아이라면 해수면이 상승해요, 라는 답도 대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물'만 정답으로 처리된다. 인간이 개, 돼지와 다른 점은 인간은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은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교육이 학생들을 개, 돼지로 기르고 있는 건 아닐까? 포도: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사육되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백진우: 사람들이 교육을 하고, 교육 받는 이유는 '사고'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어 있다. 한스 요나스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으로 인간의 모상능력을 꼽았다. 모상을 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사고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또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가르침의 행위와 배우는 행위, 즉 교육이 만들어진다. 교육은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획일화된 답만을 요구하는 우리나라의 교육과 학교라는 단체에서 일방적으로만 가르치는 교육이 과연 참 된 교육인지 모르겠다. 교육은 사고하는 것과 직접 연관이 있다.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교육부에서 절대로 나와서는 안되는 발언이 나왔다. 강다은: 지금의 공교육에는 주체가 없다. 가르치고 싶어하는 선생님들도 많지 않고,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학생들도 많지 않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을 땐 '살을 빼야겠다.', '건강해져야 겠다'와 같은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공부를 왜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채, 그냥 남들이 하니까 따라하는 공부에는 목표가 없다. 우리가 살면서 중요한 것들이 공부 말고도 굉장히 많다. 우리가 꿈 꿔야 할 게 '대학', '직업' 만 있는 게 아니다. '어떤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은 뭔지', '나는 뭔지' 등 이런 고민들은 배제한 채 오로직 성적, 대학을 위한 허울 뿐인 교육은 의미가 없다.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 채 최대한 빨리 진도를 빼고, 빨리빨리 수능 보려는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백진우: 우리가 기본적으로 배우는 국영수는 산업혁명의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다. 산업혁명 당시 공장에서 가장 필요한 과목은 언어와 수리였다. 공장이 원하는 인재는 설명서를 읽을 줄 알고(언어능력), 몇 개를 만들었는지 셀 수 있는(수리능력) 사람들이었다. 지금 우리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을 한국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라는 건 이런 맥락에서 얘기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보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언어능력과 수리능력은 우리보다 기계가 훨씬 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획일화된 교육, 옛날 방식의 교육을 가르친다라는 건 문제가 있어보인다. - 현 교육의 대안, 앞으로 필요한 교육은? 강다은: 단어를 외우는 걸 정말 싫어한다. 어렸을 때 종이사전을 어떻게 찾는지 배운 순간부터 사전을 굉장히 빨리 찾는다. 그 때부터 늘 의문이었다. 나는 사전을 정말 빨리 찾는데 왜 단어를 외워야 하지? 사전을 찾으면 되는데, 라고. 더군다나 지금은 휴대폰에 말만 하면 단어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인데 아직도 우리는 단어를 외우고, 국사 시간에 각 사건 연도를 외우고 있다. 정보가 손에 잡힐 만큼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 널려 있는 시대에 그런 정보를 좀 더 잘 획득하는 능력, 잘 활용하고 가공하는 능력이 필요하지, 누구 머릿속이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지는 사실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런 건 우리 머리보다 USB가 더 잘한다.(웃음) 이점장: 사고력이 필요한 교육이 앞으로는 더 필요할 것 같다. 현재의 수능은 사고력을 요하는 제도는 아니다. 독일의 아비투어,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같은 고도의 생각과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백진우: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교육이 이런 걸 해줘야 하는데, 라고 생각할 때 은연 중에 학교가 이런 걸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학교와 교육은 다르다. 학교는 기관이고 교육은 인간이 하는 행위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우리도 학교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교육을 찾아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공교육의 끝판왕 수능은 폐지해야 될까? 백진우: 수능 존폐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수능의 역사에 대해 잠깐 얘기하고 싶다. 프로젝트 위기에서 수능의 아버지 박도순 교수님(초대 수능평가원장)을 모시고 컨퍼런스를 연 적이 있다. 대학수학능력 평가에서 수학은 학문을 닦음을 뜻한다. 즉 대학수학능력 평가는 대학에서 학문을 닦을 능력이 있는가를 평가하는 게 수능이었다. 박도순 교수님의 의도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언어능력, 논리력을 요구하는 수리 이렇게 두 가지로 최소한의 자격시험을 만들자 통과(pass), 탈락(fail)만을 평가하자는 것이 본래 수능 목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각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에 맞게 자체 시험을 통해서 선발하면 되지않겠냐는 게 그 분 생각이셨다. 하지만 국가에서 원하는 수능은 패스 논패스를 요구하는 최소한의 자격시험이 아니었다.본래 수능은 사고력을 요하는 시험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각 교과 해당 교수나 특정 과목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수능 본연의 모습을 잃게 됐다. 포도: 수능의 존폐 여부를 묻는다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같은 형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수능이라는 게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이 교육에 성실하게 맞춰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혜택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의 수능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평가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수능은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강다은: 수능은 물론 얼마만큼 공부했느냐가 성적으로 나오지만 그 밖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주 많다. 그 날 날씨, 그 날 점심, 옆사람의 소음이 수능을 결정하고 그 수능은 인생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수능이 과연 공정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수능은 공부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험이다. 학생들은 '진짜' 공부를 한다기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공부를 한다. 수능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 아주 제한적이다. '언수외탐'이 전부다. 수능으로 그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경험을 하고 자랐는지,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는 평가할 수가 없다. 수능의 존폐 여부를 떠나 공부 외에 다른 것들도 평가할 수 있는 시험이 수능 시험이 됐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입학사정관제는 수능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는 것 같다. 공부로만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점장: 수능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수능 때문에 6살 유치원생이 영어유치원을 다니고, 수능 때문에 부모님들은 감당하기 힘든 사교육비를 내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부모님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지금과는 다른 수능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는 문이 넓었으면 좋겠다.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지 않은가. 모든 학생들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 마무리하며, 네가 성공해서 시스템을 바꿔라! 강다은: 우리는 학교 교육이 전부라고 오해를 한다. 또한 학생은 교육의 수용자, 선생님이 교육의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수많은 사람들이 학생은 교육의 주체가 아닌 객체라고 생각한다. 교육의 판을 학생이 아닌 선생님들 또는 교육부 관계자들이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다. 교육이 내 문제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내가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교육의 주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교육판'은 다양한 교육을 학생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학교 교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교 밖에서 보완하고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다. 백진우: 동의한다. 변화의 시작점은 개인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교육은 자기가 궁금한 것은 찾아서 알고, 다른 이의 현명함을 빌리고, 때로는 나의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 교육이다. 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다. 궁금증을 찾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데에서 교육이 출발한다. 누키: 교육에 대한 선택지를 준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모토가 좋다! 이점장: 시스템을 바꾸고 싶다. 대학 평준화를 하고 누구나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랬을 때의 장점은 사람들 고통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서울대를 나와도 취직을 못한다는 말이 요즘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서울대를 가도 취직을 못하는데 그럼 다른 대학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니 일단 서울대라도 보내보자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명문대를 보내기 위해 고액의 사교육비를 투자하는 게 지금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평준화가 된다면 그리고 누구나 입학을 쉽게 할 수 있다면 학생도 학부모도 교육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외국 대학처럼 입학은 쉽지만 졸업을 어렵게 하는 방안이 좋을 것 같다. 페이스북 청춘라떼 https://www.facebook.com/Youthlatte 페이스북 프로젝트 위기 https://www.facebook.com/projectwigi 페이스북 교육판 https://www.facebook.com/educationboard.wigi 팟캐스트 청춘라떼 다시 듣기 http://www.podbbang.com/ch/9879